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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VS호날도 그리고 뢴트켄VS필리프 레나르트


역사속에서 라이벌의 관계는 당사자들은 괴롭겠지만, 보는 사람들은 즐겁다. 축구 역사상 또 하나의 라이벌 메시와 호날도의 관계도 그렇다.



오늘 새벽 챔피언스리그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4강 1차전. 메시의 활약은 단연 빛났다. 코파델레이에서의 1:0 분패를 설욕하듯 바르셀로나의 창은 몇일 전보다 날카롭고 집중력도 높았다. 전반전까지 팽팽하던 양팀의 승부는 후반들어 레알 미들진의 핵인 페페의 퇴장으로 바르셀로나로 급격히 기울었다. 이 틈을 놓칠 수 없었던 메시는 2골을 몰아치며 레알의 골망을 무참히 갈랐다.

이로써 바르셀로나는 결승으로 가기위한 문턱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개인적으로 레알마드리드 팬이지만, 오늘 새벽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드려야 했다. 페페가 퇴장을 당하지만 않았어도 승부는 모르는건데 하는 아쉬움도 소용없었다.  레알마드리드는 코파델레이 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호날도도 바르셀로나 수비진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너무도 아쉬운 결과다. 



그럼에도 그 누구보다도 가슴 아픈건 레알 공격의 핵 호날도일 것이다. 코파델레이 우승컵에 입맞춤을 한 뒤 몇일 만에 다시 고개를 떨궈야 했으니 말이다. 현역 공격수중 메시와 함께 쌍두마차로 불리우는 호날도. 몇일 전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골을 넣으며 심리적인 부담감을 떨쳐냈던 그였지만, 바르셀로나의 벽은 만만치가 않았다. 또 그의 라이벌인 메시의 맹활약에 바르셀로나가 승리를 거두는 모습을 보며 씁쓸했을 것이다. 이번 라이벌전의 승리는 메시와 바르셀로나로 돌아갔다. 



축구에서처럼 과학역사속에서도 라이벌은 항상 존재했다. 누가먼저 발명, 발견하느냐에 따라 과학자들의 운명은 천양지차였기때문이다. 특히 X-선의 정체를 밝힌 빌헬름 뢴트겐과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었으면서도 X-선을 발견하지 못한 필리프 레나르트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의 물리학자인 뢴트겐은 음극선 실험을 하다가 X-선의 정체를 밝혀내며 1901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런데 그에게 음극선 실험을 가르쳐 준 사람이 바로 레나르트였다. 레나르트는 X-선을 발견하지 못했고, 결국 역사는 그를 기억하지 않았다. 마치 축구에서 골을 넣은 선수만 기억하는 것처럼 말이다. 

▲ 뢴트겐

잠깐 이 두 라이벌의 이야기를 해보면 이렇다. 1895년 11월 8일 저녁, 뢴트겐은 깜깜한 방에서 음극선관 실험을 하고 있었다. 음극선관에 두꺼운 마분지를 씌운 후, 전류를 흘려보내는 실험을 했다. 그런데 저쪽에 떨어져 있던 스크린이 밝게 빛을 내는 이상한 현상을 목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음극선을 마분지로 감쌌기 때문에, 빛이 새어 나올리가 없었는데 말이다. 빛과 비슷하지만, 뭔가 새로운 형태의 발견을 예고하는 일이었다.

뢴트겐은 이를 놓치지 않고 이 빛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음극선을 쌌던 물건을 나무판자, 헝겊, 철판 등으로 바꿔가며 실험을 이어갔다. 비록 일정 두께 이상의 납은 통과하지 못했지만, 수많은 물질을 그 정체불명의 빛이(X선) 통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때 뢴트겐은 기가막힌 발상을 하게 된다. 바로 이 빛으로 사진을 인화하듯, 무엇인가를 찍을 수 있다는 걸 직감했고,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웠다.

'만약 어떤 물체에 그 X선을 통과시킨다면 X선이 통과되는 양에 따라 흑백 명암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란 가설을 세웠던 것이다. 그는 자신의 아내를 실험에 참가시켜, 스크린에 손을 대보라고 했다. 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역사적인 발견이 이루어졌다. 세계최초의 X선 사진이 탄생한 것이다.

그 이후, 해부하지 않고 사람속의 뼈를 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필자도 초등학교때 두 팔이 부러져 X레이 검사를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린 시절에는 뼈를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팔을 걷었을 뿐인데, 손안의 뼈가 보인다는 놀라운 경험을 한 것이다. 그 당시엔 X선을 발견한 것이 뢴트겐인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 필리프 레나르트
 
한편 그런 역사적인순간 무엇보다도 아쉬웠던 사람은 레나르트였을 것이다. 그는 음극선 연구 분야의 전문가였고,음극선 주변에서 빛이 나오는 모습을 관찰할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이 현상을 무시하고,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다. 레나르트가 자신보다 나이많은 뢴트겐에게 음극선 실험 방법을 가르쳐주었지만, 정작 자기자신은 득을 보지 못했다. 이 둘은 그 당시 선의의 경쟁자였을 테지만, 그 당사자의 속은 썩 좋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역사는 늘 이렇게 라이벌의 멋진 경쟁을 통해 변화하기 시작한다. 



                                           참고 : 뜨인돌출판사 블로그 http://blog.naver.com/ddstone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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